Epilogue: BAKG K-Night 2022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적어도 2022 K-Night에 해당하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화면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여러 사람과 모여 이야기하는 네트워킹의 장이라니! 400여 명이 신청했다는 것을 보면, 모두 한마음으로 이런 오프라인 만남을 고대했다는 거겠죠? 


K-Night 2022는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확연했습니다. REUNITE라는 주제 아래 키노트 연설인 Re-Discover를 필두로 Re-Flect, Re-Invent, Revive, Re-Connect 이렇게 4부로 이루어진 풍성한 차림표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가장 좋았던 세션 하나만을 꼽기 힘들 정도로, 여러 분야의 인사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테크 쪽 종사자가 많은 실리콘밸리의 K-group답게 자율주행, AI, 블록체인 등의 소위 핫한 이슈를 놓지 않으면서도 커리어, 다양성,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분야까지 아우르는 구성에 감탄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여성 연사가 많았던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Claire Chang igniteXL Ventures Founding Partner의 ‘Diversity is not Charity’, 이선영 StradVision 미국 법인 대표의 ‘Tech, Hype, and the Market: AI & Autonomous Driving’, 정김경숙 구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팀 디렉터의 ‘긴 호흡으로 커리어 확장하기', Klaytn과 GroundX 창업자 한재선 님의 ‘일의 미래–10년 후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등의 키노트는 하나같이 모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도 굳이 하나만 꼽자면, 역시 정김경숙 님의 세션입니다.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라는 저서로 먼저 만나 뵈어 팬이 되었던 분의 말씀이라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한국인 평균 은퇴 연령이라는 49.5세에 구글 본사로 오실 때의 마음가짐을 다잡게 해주었다며 인용하셨던 배우 Carrie Fisher의 말을 다시 인용하신 게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Stay afraid, but do it anyway. What’s important is the action. You don’t have to wait to be confident. Just do it, and eventually the confidence will follow.” 그전에도 한번쯤은 들었던 말인데 이번에는 울림이 남달랐습니다. 그 말을 실제로 실천하신 분이 인용하셔서 그런 거겠죠. 그 엄청난 행동력의 바탕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Extraordinary의 extra는 ordinary한 하루하루의 시간이 이어질 때 생기는 특별함이라고 하셨던 게 생각납니다. 행동하는 힘의 바탕에는 체력과 실력(채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요. 


본격적인 기술 이야기 3부 Wonders of AI & Business 이전에 있었던 2부 20X20 talk의 여러 주제도 신선했습니다. ‘나는 왜 내가 궁금한가' ‘당신이 질문해야 할 것들' ‘일천만분의 일' ‘은퇴했는데…’ ‘실리콘밸리에서 행복해지는 법' ‘15년차 공무원의 스타트업 도전기' 등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심리 테스트와 ‘나' 이야기, 일의 본질을 꿰뚫는 질문의 힘, 투병과 취/이직 이야기, FIRE 족의 은퇴(번복)기, 다시 사람에 주목하는 실패 후 행복 찾기, 공무원에서 스타트업이라는 180도 달라진 커리어 도전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다뤄졌죠.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철학적인 인생의 화두로 나아간 생생한 경험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큰 행사를 하다 보면 시간이 늘어지기 마련입니다. 브레이크아웃 세션에서 심플스텝스 발표를 할 때는 이미 10시에 가까운 시각이었습니다.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하나요. 이전 세션이 길어지면서 다른 장소의 세션으로 가셨던 분들이 메인 행사장으로 많이 돌아오시고 나서야 저희의 발표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이 저희 세션에 참석하게 된 거죠. 긴 행사 동안 피곤하셨을 텐데도 집중해서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심플스텝스를 알리는 저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신 분들, 심플스텝스의 연사 요청에 흔쾌히 수락해주신 분들, 심플스텝스를 알리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K-Night 운영진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왜 이주 여성의,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경력 계발에 주목하는지, 그날의 짧은 발표에서 조금이나마 실마리를 얻으셨다면 다행입니다. 다 풀어내지 못한 나머지 이야기는 여러분과 함께 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심플스텝스가 마련하는 여러 프로그램, 이벤트 및 인터레스트 그룹 등에서도 K-Night에서 뵈었던 많은 분과 함께하게 되기를 빕니다.


Written by Jiyoon 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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